민화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다 보면,

가끔은 색 선택에서 막히는 순간이 온다.

붓을 들어도 선은 잘 그어지는데,

색을 고르려니 마음이 어지럽다.

화려한 색을 쓰자니 너무 튀는 것 같고,

차분한 색을 쓰자니 너무 밋밋해 보인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오늘은 민화 스타일 드로잉에 어울리는 색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건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감각과,

민화에 담긴 색의 흐름을 함께 나누고 싶다.



민화의 색은 왜 특별할까?

민화의 색은 단순히 예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색마다 담긴 의미가 있고,

그림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붉은색은 생명과 에너지를 상징하고,

푸른색은 자연과 평화를,

검은색은 강인함과 기운을 담는다.

민화에서는 이런 색들이 뚜렷하게 쓰인다.

그래서 색을 고를 때,

단순히 "예쁘다"를 넘어서,

"내 그림에 어떤 기운을 담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하면 좋다.



민화 스타일 드로잉에 추천하는 색상 조합

내가 주로 쓰는 조합은 이렇다.

처음에는 오방색(청, 적, 황, 백, 흑)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 중에서도 아래의 조합을 자주 쓴다.


  • 붉은색(주색) + 옅은 분홍색: 꽃잎과 장식에 생기를 더할 때
  • 진한 녹색(농록) + 연한 초록색: 잎사귀나 나무의 흐름을 표현할 때
  • 짙은 파랑(남색) + 연한 하늘색: 배경이나 차분한 공간을 채울 때
  • 검정(흑색) + 백색(호분): 테두리나 선, 여백의 감각을 살릴 때


이렇게 강한 색과 부드러운 색을 함께 써주면,

민화 특유의 화려함과 차분함이 동시에 담긴다.



색은 감정의 기록

내가 민화를 그릴 때 느낀 건,

색을 고르는 건 내 감정을 선택하는 과정이라는 거다.

오늘의 기분이 따뜻하면 주황빛을 쓰고,

마음이 차분하면 청록을 고른다.

그래서 민화 스타일 드로잉은

단순히 전통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감정과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민화 스타일 드로잉은 어렵지 않다.

색을 잘못 골라도, 그건 그 순간의 감정이니까 괜찮다.

붓을 들고,

내가 느끼는 색을 하나씩 올려보자.

그리고 선과 색 사이에 담긴 나만의 이야기를 발견해보자.

그게 민화 스타일 드로잉의 시작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