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잘 그린다는 건 뭘까?


가끔은 헷갈린다.  

‘잘 그리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그냥 나답게 그리는 게 중요할까?’  

누구는 비례가 틀렸다고 하고,  

누구는 색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특히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 이런 말들이 더 크게 들린다.  

"선은 이렇게 그어야 해."  

"이 색은 조합이 안 맞아."  

"비율이 엉망이다."  

그런데 정말, 그림이란 틀린 걸 바로잡는 일일까?  

모두가 정해진 기준을 따라야만 하는 걸까?  

그럴 때마다 나는 잠깐 멈춰서 생각한다.  

"나답다는 건 뭘까?"

"잘 그린다는 건, 누가 정하는 걸까?"




나답게 그린다는 건 뭘까?


어제 그린 그림을 다시 봤다.  

호랑이의 눈은 엉뚱한 방향을 보고 있었고,  

손에 잡은 나뭇가지도 비틀려 있었다.  

솔직히 말해, 그림만 보면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이상하게 안정됐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가 담겨 있었다.  

어딘가 어색하고 미완성처럼 보여도,  

그림에는 그 순간의 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걸 보며 깨달았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건 감정의 흔적이다.  


반면, 인터넷에서 본 어떤 잘 그린 그림은  

형태는 완벽했고, 색도 조화로웠다.  

하지만 한 번 보고 나면 다시 생각나지 않았다.  

**정확한데, 이상하게 심심했다.**  

그림은 잘 그려졌지만, 그 안에 감정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잘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내 감정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그림은 틀렸지만 이상하게 좋았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대신, 그날의 나를 그리려고 한다.  

비례가 맞지 않아도 좋다.  

선이 삐뚤어져도 상관없다.  

색이 갑자기 바뀌어도, 그게 지금의 나라면 괜찮다.  

그림은 내 감정의 지도 같은 거다.  

나는 그날의 기분을, 생각을, 감정을  

조용히 선과 색으로 풀어내고 싶다.  


그래서 가끔은 그림이 조금 이상해도  

이상하게 마음이 안정된다.  

내가 그린 그림을 다시 보고 있으면,  

그때의 내가 떠오른다.  

그게 나답게 그리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 그림 루틴: 감정이 먼저다


나는 매일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목표는 다르다.  

'잘 그리기'보다 '감정을 남기기'가 내 루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감정을 떠올린다.  

"오늘은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이 감정을 색으로 나타내면 어떤 색일까?"  

그렇게 스케치북을 펴고,  

색을 고르고, 선을 그어본다.  


때로는 한 줄만 그리고 멈출 때도 있다.  

어떤 날은 감정이 복잡해서,  

선이 꼬이고 색이 뒤섞인다.  

그림이 예쁘진 않지만, 그건 내 하루의 감정 기록이다.  

그래서 나는 그림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배우는 중이다.



마지막 생각: 나의 그림은 나의 기록이다


잘 그린 그림은 누군가의 기준에 맞는 그림일 뿐이다.  

나답게 그린 그림은,  

그 순간의 나를 기억하는 선이다.  

그래서 나는 잘 그리는 법보다,  

나답게 그리는 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틀려도 괜찮다.  

흐트러져도 괜찮다.  

그림은 결국,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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